재단소식

[2023 GPC 취재기] 코리안드림, 우리의 꿈에서 모두의 꿈으로

  • 글로벌피스재단
  • Last updated 2023년 12월 22일

“코리안드림, 우리의 꿈에서 모두의 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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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의 관문인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에 도착한 한국대표단>

 

 지난 12월 9일 늦은 밤, 4시간의 비행 끝에 첫발을 디딘 이국의 수도는 내 평생 뇌리에 각인된 12월이 처음으로 낯설게 느껴질 만큼 무더웠다. 공항을 나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경비원들과 무질서한 이용객들의 모습. 이곳이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라는 것을 실감케 하는 순간이었다.

 

“월 40만 원이 안 되는 급여로 살아가는 필리핀 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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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국민들의 대다수는 월 급여 40만 원이 안 되는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

 

 필리핀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 중에서 국가 경제력은 중위권, 국민소득은 하위권에 속하는 개발도상국이다. 7천 개가 넘는 섬에서 나오는 막대한 자원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나긴 독재와 1973년부터 20년 가까이 이어진 경제침체로 인해 국가 발전은 더디기만 하다.

 

 필리핀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토지개혁 실패’에서 온 계급 사회 형성과 상상을 초월하는 경제적 불균형이다. 필리핀은 2023년 현재도 대규모의 토지를 소유한 지주들이 소작농들에게 영주처럼 군림하며 자신들만의 특권층 사회를 형성하고 경제,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를 독식하고 있다.

 

 대다수의 서민들은 이 굴레 안에서 쳇바퀴 도는 삶을 살며 한 달에 우리 돈 40만 원도 되지 못하는 급여로 생활을 영위해 나가고 있다. 필자가 기존에 알고 있는 이런 필리핀의 현실에 더해 마닐라 도착 이후 호텔에 여정을 풀고 만난 길거리의 구걸하는 아이들은 이 나라에 대한 나의 이질감을 더욱 크게 만드는 듯했다.

 

“세계에서 모인 청년 평화운동가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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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글로벌피스유스페스타 행사장에서 한국대표단 단체 사진>

 

 10일 오전, 2023 글로벌피스컨벤션 첫 오프라인 행사인 ‘글로벌피스유스페스타’ 취재를 위해 마닐라 시내에 위치한 쿠네타 에스트로돔 실내체육관으로 향했다.

 

 행사의 열기는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뜨겁게 전해졌다. 자신이 속한 대학의 폴로티를 입고 참가한 현지 대학생부터 ‘Korean Dream’이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미국인 청년까지 이날 행사에는 전 세계에서 모인 6,000여 명의 청년 평화운동가들이 참가했다.

 

 필자가 속한 한국대표단도 한국글로벌피스재단 직원을 비롯해 글로벌피스유스 프로그램 참가자 등 10여 명으로 구성되었다. 행사장 입구에 도착하자 밝은 표정의 필리핀 스텝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그들의 미소만으로도 어제의 여독이 모두 사라지는 듯이 느껴졌다.


 장내를 꽉 채운 관중들이 내뿜는 글로벌피스유스페스타에 대한 열기는 놀라움을 넘어 전율로 전해졌다. 필리핀 스텝의 안내에 따라 자리를 잡고 장내를 돌아보니 어느 하나 빈자리 없이 세계 각지에서 참여한 참가자들과 필리핀 대학생들로 가득했다.

 

“그들도 코리안드림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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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에서 만난 필리핀 대학생들의 모습>

 

 행사장 분위기를 취재하기 위해 카메라를 손에 드니 문뜩 시야에 들어온 필리핀 대학생 3명이 하트 표시를 하며 그 누구보다 밝고 순수한 표정으로 필자를 응시했다. 사진을 촬영하고 잠시나마 그들과 인터뷰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메라에 용감하게 하트를 날리던 것과 달리 인터뷰를 요청하니 부끄러움이 너무나 많은, 정말 그 나이대의 천진난만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대학생 3인방이었다. 그들 중 인터뷰에 응한 필리핀 국립 대학교 2학년 호세 앙헬라스(20)군.

 

 필자는 그들에게 궁금한 점이 많았지만, 시간상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이유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그저 간단하게 대답할 것으로 생각했던 것과 달리 앙헬라스의 대답은 소위 뼈를 때리는 깊은 여운을 남겼다.

 

“아마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필리핀 청년들은 같은 마음일 것으로 생각해요. 저희는 오늘 이 행사장에서 저희의 미래와 희망을 찾길 소망합니다. 저는 코리안드림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한국이 발전한 나라라는 점과 한반도의 평화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어요. 필리핀에는 현재 미래가 없어요. 오늘 행사를 통해 코리안드림이 얼마나 우리에게 중요한 것인지 배워나가고 싶습니다.”

 

“한국과 필리핀의 청년들, 코리안드림으로 하나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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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령 한국글로벌피스재단 대리가 무대에 나선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본 행사에서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세계의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청년들은 미래의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하는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과 같은 도덕적이고 혁신적인 청년 지도자들은 새로운 평화 문명의 가치를 창조하고 확산해 나가는 기반입니다. 나는 오늘 이곳 필리핀 마닐라에서 세상을 바꿀 여러분들을 만나고 있는 사실에 무한한 영광을 느낍니다.(중략)”

 

 문 의장의 연설은 힘이 있었고 강렬했으며 무엇보다 필리핀 청년들에게 새로운 평화 문명을 창조해 나갈 주인이라는 자신감과 비전을 선사했다. 빈곤국의 청년으로 미래에 대한 비전은커녕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그들에게 문 의장의 연설은 새로운 삶을 선물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문 의장의 연설이 끝난 직후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대표단의 대표들이 무대에 올라 코리안드림에 관한 자신의 소회를 발표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날 프로그램에서 단연 모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한국에서 참가한 김희령 한국글로벌피스재단 대리의 무대였다.

 

 그녀는 작은 체구에서 도저히 나올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힘을 발휘하며 종횡무진 무대를 휘어잡고 필리핀 청년들과 코리안드림에 관해 진심으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인상적이었다. 코리안드림이라는 비전, 그저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관련한 우리만의 비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는 우리를 넘어 세계인과 함께 공감되고 어느새 우리 모두의 꿈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