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대지에 스며든 통일의 선율
무대 위 그리움, 통일에 대한 진심으로
고향을 품은 노래, 마음에 피어난 통일
![[9일, 용인고등학교에서 열린 행사 전경]](https://cdn.kdtimes.kr/news/photo/202507/10379_11366_2948.jpg)
[9일, 용인고등학교에서 열린 행사 전경]
7월 9일 수요일 오후 2시, 전국적으로 폭염 특보가 내려진 날. 그러나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용인고등학교 대강당은 그보다 더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찾아가는 코리안드림 청소년 음악회’가 펼쳐진 이곳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청소년의 가슴에 ‘통일’이라는 단어를 새기기 위한 특별한 배움의 현장이었다. 음악을 통해 마음을 열고, 이야기로 공감하며, 나아가 행동으로 이어지는 변화의 시작점이었다.
이날 음악회는 한국글로벌피스재단과 그랜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공동 주관한 행사로, 2025년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의 하나로 전국 중·고등학교를 순회하며 진행되고 있다. 용인고등학교는 그 순회의 한 지점이자, 고등학생이라는 연령대에 걸맞은 깊은 울림의 무대였다.
학생들의 표정은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진지했다. 반짝이는 눈빛 속에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나는 왜 통일을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이 담겨 있었다. 이들의 마음에 화답하듯, 음악회는 서서히 그리고 깊이 있게 그 물음에 응답해 나갔다.
![[음악을 연주하는 그랜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원들]](https://cdn.kdtimes.kr/news/photo/202507/10379_11367_3451.jpg)
[음악을 연주하는 그랜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원들]
서훈 그랜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장이 사회를 진행을 맡은 이날 공연은 ‘코리안드림 소개 영상’으로 막을 열었다. 남북의 분단을 ‘같은 집, 다른 방에 갇힌 형제’의 이야기로 풀어낸 이 영상은 학생들의 집중을 단숨에 끌어당겼다.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구성된 화면은 무겁기만 했던 통일 담론을 쉽고 친근한 서사로 전환했고, 학생들은 어느새 영상에 몰입해 있었다. 이어진 ‘참전용사 회고 영상’은 또 다른 감정의 층위를 열었다.
이념의 대립이 아닌, 가족과 친구를 지키기 위해 싸운 이들의 목소리. 때로는 떨리는 음성으로, 때로는 말없이 흐르는 눈물로 전해지는 진심은 대강당을 정적 속에 물들였다. 학생들은 화면 속 인물의 말에 가만히 귀를 기울였고, 일부는 눈시울을 붉혔다.
클래식 선율과 영상, 스토리텔링이 어우러진 무대 위에서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에필로그 장면에 맞춰 오프닝 곡이 연주되었다. 전쟁의 참혹함과 형제간의 비극은 시청각적 울림으로 관객의 마음을 조용히 두드렸다. 오케스트라의 현악기가 울릴 때마다 누군가의 기억이, 그리고 누군가의 미래가 조용히 피어나고 있었다.
이산가족 이순규 할머니의 사연은 이날 공연의 감정선을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결혼 7개월 만에 남편과 헤어져, 65년 동안 그의 구두 한 켤레를 간직해온 이순규 할머니. 그 구두는 단지 물건이 아니라, 기다림과 그리움의 세월을 상징하는 오브제였다.
이어 흐른 <웰컴 투 동막골> OST ‘바람이 머무는 날’은 그 감정을 고요하게 감싸안았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번갈아 감정을 이어 나가는 그 순간, 대강당은 어느새 하나의 호흡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공연에서 열창 중인 북한이탈주민 출신 소프라노 이채원]](https://cdn.kdtimes.kr/news/photo/202507/10379_11370_4812.jpg)
[공연에서 열창 중인 북한이탈주민 출신 소프라노 이채원]
공연 후반부에는 북한이탈주민 출신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올라 예술로 승화시킨 분단의 현실을 전달했다. 소프라노 이채원은 ‘그리운 금강산’과 ‘산으로, 바다로 가자’를 열창하며, 탈북민으로서 경험한 삶의 진실을 음악으로 풀어냈다.
함경북도 무산에서 태어나 자유를 찾아 남쪽으로 건너온 그는 “북한 주민의 삶은 늘 배고팠고, 희망은 멀리 있었다”며, 자신이 꿈꿨던 자유가 이 무대 위에서 진짜로 실현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노래는 단지 기교가 아닌, 삶의 기록이었다.
이어 등장한 아코디언 연주자 심화윤은 동요 ‘반달’을 연주하며, 남북이 하나의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존재였음을 상기시켰다. 그가 말한 “자유는 공기처럼, 당연하지 않기에 더 소중하다”는 한마디는 학생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았다.
이윽고 모든 출연진과 학생들이 함께 부른 ‘우리의 소원은 통일’. 그 순간만큼은 무대와 객석의 경계도, 세대 간의 간극도 사라진 듯했다. 부르는 이도, 듣는 이도 모두가 ‘한반도의 내일’을 향해 마음을 모았다.
공연을 마친 후 한 학생은 “통일은 먼 정치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누군가의 삶이자 나의 미래로 느껴졌다”고 조용히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학생은 “음악이 마음을 여니, 통일도 처음으로 가깝게 다가왔다”고 밝혔다.
![[학생들에게 통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서훈 단장]](https://cdn.kdtimes.kr/news/photo/202507/10379_11368_376.jpg)
[학생들에게 통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서훈 단장]
이날 공연 후 서훈 단장은 실향민으로서의 깊은 소회를 전했다. 그는 북녘을 고향으로 둔 사람으로서, 통일은 결코 관념이나 이상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 단장은 통일을 ‘잃어버린 정체성과 기억을 회복하는 과정’이라 표현하며, “그 땅에 대한 그리움은 시간이 지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선명해진다”고 덧붙였다.
서 단장은 이어 “청소년들이 통일을 단지 국가의 과제로만 받아들이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분단의 상처는 결국 사람의 이야기이며, 통일은 그 사람들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오늘과 같은 감성 기반 교육이 그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야기를 듣던 한 학생은 “단장님의 말이 오래 남을 것 같다. 통일이 곧 내 가족, 이웃, 미래일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생각해 봤다”고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날 음악회는 단순한 관람의 시간을 넘어, 통일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점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음악 공연에 집중하는 용인고 학생들의 모습]](https://cdn.kdtimes.kr/news/photo/202507/10379_11369_4124.jpg)
[음악 공연에 집중하는 용인고 학생들의 모습]
이날 인상적인 것은 학생들의 반응만이 아니었다. 용인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교사들은 코리안드림 청소년 통일교육안과 홍보물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이런 형태의 감성 교육이야말로 학교 교육과정 속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도덕, 역사, 통합사회 수업과 연계할 수 있는 구체적 방향에 대해 질문하는 교사들도 적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통일 감수성 교육의 실질적 확산 가능성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이번 음악회를 통해, ‘통일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자라나는 감정이며 의지’라는 메시지가 학생들 마음에 깊이 심어졌다. 특히 고등학생이라는 청소년기의 특성상, 사회적 관심과 세계관이 확대되는 시기에 이러한 통일 감수성 교육은 결정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무대에서 공연 소회를 공유하는 참가자들]](https://cdn.kdtimes.kr/news/photo/202507/10379_11371_246.jpeg)
[무대에서 공연 소회를 공유하는 참가자들]
‘찾아가는 코리안드림 청소년 음악회’는 단순한 순회공연이 아니다. 그것은 음악과 이야기, 사람을 통해 통일을 감각하고 체험하게 만드는 새로운 교육 플랫폼이다. 정형화된 지식이 아니라, 감정의 흐름을 통해 마음속에 새겨지는 교육.
이날 공연은 단순한 감상으로 끝나지 않았다. 무대가 끝난 후에도 학생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출연자들과 소소한 대화를 나누거나,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듯 조용히 앉아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일부는 스스로 다음 음악회 자원봉사를 문의하기도 했다. 작은 울림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2025년 6월부터 12월까지 전국의 중·고등학교를 순회 중인 ‘찾아가는 코리안드림 청소년 음악회’는 전액 무료로 운영되며, 하단의 이메일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 음악회는 청소년의 마음에 통일이라는 씨앗을 심고, 그들이 미래의 통일세대로 성장해 가는 여정에 따뜻한 불빛이 되어주고 있다.
☞ 공연 신청 및 문의: love0302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