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소식

자유·민주·통일의 울림, 빗속에서 피어난 감동 - '찾아가는 코리안드림 청소년 음악회’, 화성 방교중학교 현장을 가다

  • 글로벌피스재단
  • Last updated 2025년 07월 02일

빗속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통율

‘코리안드림’, 새로운 통일 교육의 비전으로

탈북민의 진실한 목소리와 오케스트라가 전한 감동

[1일, 화성시 방교중학교에서 열린 음악회 모습]

[1일, 화성시 방교중학교에서 열린 음악회 모습]

2025년 7월 1일, 비가 촉촉이 내리던 오후.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방교중학교는 평소와 다름없이 학생들의 웃음과 활기로 가득했다. 복도를 가득 채운 밝은 웃음소리와 빗물로 젖은 운동장은 그저 평범한 하루를 예고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곳 대강당에서는 특별한 울림이 예정되어 있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행정안전부가 지원하고 한국글로벌피스재단과 그랜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공동 주관한 ‘찾아가는 코리안드림 청소년 음악회’가 바로 그것이었다.


▎통일을 이야기하는 새로운 언어, 음악

[이날 사회 및 지휘를 맡은 서훈 단장의 모습]

[이날 사회 및 지휘를 맡은 서훈 단장의 모습]

이번 음악회는 행정안전부 국고보조사업으로 추진되는 청소년 대상 통일 감수성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전국 중·고등학교를 직접 찾아가 통일의 의미를 감성적으로 전달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육 무대다. 

추상적이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통일 담론을 음악과 스토리텔링이라는 언어로 풀어냄으로써,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멀지 않은 우리 모두의 현실, 분단

[영상을 통해 학생들은 분단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체감할 수 있었다]

[영상을 통해 학생들은 분단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체감할 수 있었다]

공연은 ‘코리안드림 소개 영상’으로 막을 열었다. 남북이 분단된 한반도의 역사와 그로 인한 이질감을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풀어낸 이 영상은, 마치 한집에 살지만, 다른 방에 갇혀 살아온 형제의 이야기처럼 친숙하게 다가왔다.

‘통일’이라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이 영상은 학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영상은 코리안드림의 철학적 기반인 ‘홍익인간’ 정신을 중심으로, 통일 한국이 단순한 국가 통합을 넘어 인류 보편의 가치를 실현하는 도덕적 이상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비전을 전달했다.

이는 MZ세대 청소년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는 메시지로 작용했다. 이어서 상영된 참전용사 회고 영상은 전쟁을 겪은 이들의 육성을 통해, 이념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지키기 위해 싸운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학생들은 숨죽인 채 화면을 바라보았고, 일부 여학생들 가운데는 눈시울을 붉히는 이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음악회 연주를 진행하는 그랜드필하모닉 연주자들]

[음악회 연주를 진행하는 그랜드필하모닉 연주자들]

무대 위에서는 클래식 선율과 영상, 스토리텔링이 어우러져 분단의 상처와 통일의 염원을 음악으로 그려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에필로그 장면과 함께 연주된 오프닝 곡은 전쟁의 참혹함과 형제간의 비극을 시청각적으로 절절히 전했다.

이어 소개된 이산가족 이순규 할머니의 사연은 공연의 백미였다. 결혼 7개월 만에 남편과 헤어지고, 무려 65년간 그의 구두 한 켤레를 간직해온 이순규 할머니. 그 물건은 단순한 신발이 아니라 기다림과 그리움의 세월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들이 2015년 극적으로 재회한 사연은 학생들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 감정의 여운 속에 흐른 <웰컴 투 동막골>의 OST ‘바람이 머무는 날’은, 이산의 아픔을 잔잔하고도 섬세하게 녹여내며 학생들의 마음속에 통일이라는 단어를 조용히 심어주었다. 무대에 몰입한 학생들의 표정은 어느새 진지했고, 감정을 함께 공유하는 듯 고요하고 따뜻했다.


▎모두의 마음을 움직인 진실의 목소리

[진솔한 이야기로 학생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이채원 소프라노]

[진솔한 이야기로 학생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이채원 소프라노]

공연의 후반부에는 북한에서 온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소프라노 이채원은 ‘그리운 금강산’과 ‘산으로, 바다로 가자’를 열창하며, 북한의 현실과 탈북민의 삶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함경북도 청진 출신으로 탈북한 지 10년이 된 그는 “북한 주민들의 삶은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늘 배고팠고, 미래를 꿈꿀 수 없었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의 증언은 단지 음악이 아닌, 삶의 울림이었다.

아코디언 연주자 심화윤은 동요 ‘반달’을 연주하며, 남북이 본래 하나의 문화를 공유한 익숙한 존재였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나진 출신으로 외국인 통역원으로 일하며 자유의 소중함을 체득했고, 그 진심 어린 이야기는 학생들에게 통일의 필요성과 가치를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했다.

[이날 행사 대미를 장식한 이채원씨와 심화윤씨의 합창 모습]

[이날 행사 대미를 장식한 이채원씨와 심화윤씨의 합창 모습]

공연의 대미는 단체 합창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었다. 모든 출연진과 학생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며, 통일에 대한 염원과 공감의 순간을 공유했다. 노래가 끝난 뒤, 한 학생은 “처음엔 통일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음악회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의 감정의 흐름이자, 역사 교육이며, 가치 공유의 플랫폼이었다. 정치적 수사나 교과서적 지식이 아닌, 사람과 음악을 통해 통일을 체감하게 하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었다.


▎통일 교육의 새 장을 연 ‘찾아가는 음악회’

[이날 행사는 통일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날 행사는 통일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찾아가는 코리안드림 청소년 음악회’는 2025년 6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중·고등학교를 순회하며 전액 무료로 진행된다. 신청은 하단의 이메일 주소를 통해 가능하며, 더 많은 학생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음악은 기억된다. 그리고 그 기억은 행동이 된다."

그날, 방교중학교에서 울려 퍼진 자유, 민주, 통일의 선율은 누군가의 가슴에 오래도록 남아, 언젠가 한반도의 미래를 바꾸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 공연 신청 및 문의: love03020@gmail.com